임신을 하면 면역력이 확실히 떨어지는 것 같아.
출근길에 편도선이 붓고 목이 아프다고 신랑을 보냈고 오후부터 나도 목이 갑자기! 아프기 시작한다
LTE급으로 넘어가버린 부들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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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5주째의 증세로 몸살을 앓는 사람도 있다지만 내 몸의 일부 신호는 이상했다.정말 목이 아플 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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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경 38.2도로 열이 오르자 인근 산부인과를 급히 찾았다.데스크에 임신 중임을 알리고 열이 난다고 수액이라도 달라고 했더니 깜짝 놀라는 데스크 직원.
의사에게 혼자 다녀와서 진료를 할 수 없다고 했어.독감일 수도 있으니까산부인과 안에서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것…(12월말) 이때까지는 코로나가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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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내과가 있는데 거기서 독감검사를 먼저 하고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면 산부인과에서 수액을 맞춰줄 수 있어.
임신 5주째의 증상으로 열이 오를 가능성은 없나요?
그럴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독감이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독감 검사를 먼저 받는 것이 좋아요.
독감은 발열 후 24시간 후에 검사하는 것이 정확하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결과는 나오니까 무조건 검사해보세요”
간호사의 차가운 말에 어쩔 수 없이 내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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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에 와서 임신 중임을 알리고 열이 오르는데도 약은 못 먹고 수액을 받으러 왔다니 접수처에서 아주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일회용 마스크를 건네주고 일단 기다리라고 한다.
이때까지만 해도 인플루엔자가 가장 무서운 전염병이었던 지홋홋
코로나의 난동판에 작년 12월 내가 독감에 걸릴까봐 피해 다녔던 병원 이야기를 적는 것은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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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엔자 검사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고, 긴 면봉 같은 걸 콧구멍 속에 깊게! 쑤시는데 피가 묻어 왔어 ㅠㅠ 발열 초기라 깊이까지 넣는다던데 의사가 사과했어;;
결과는 10분 정도만에 나왔고 다행히 음성
자, 그럼 제게 수액을 맞춰주세요.목도 너무 아프고 열이 많이 나요.
죄송합니다만, 불가능 합니다.발열 24시간 후 검사가 가장 정확하기 때문에 아직 독감일지도 모릅니다.집에서 휴식을 취하시고 내일까지 열이 지속되면 다시 검사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어…
이건 말이야 방구야 ㅠㅠ 완전 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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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와서 끙끙대면서 인터넷에서 이것저것 검색했더니 임산부가 열이 그렇게 안좋대ㅠㅠ
그렇지 않아도 유산 트라우마에 빠져있는 남대열 때문에 아이가 또 틀릴까봐 너무 무서웠어…
이것저것 검색하고 부들부들 떨며 집에만 있는 것보다 응급실이 있는 큰 산부인과에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강동구에 있는 미즈 산부인과를 방문
오늘 상황을 얘기했더니 우선 응급실에서 해열제 주사와 링거를 맞으면 맞고 상태를 지켜보자고 했다.
이때부터 시작된 주사 테러…
수액과 해열제
자정해열제를 맞으면 열이 내려야 하지만 링거를 맞는 중에도 열이 계속 올랐다.오르락내리락 39도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입원할 것을 권했다.
입원하면서 밤새 상태를 봐야겠어요.대신 독감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1인실에 입원할 수 있다고 했다.
오우이노무 독감, 독감
목이 너무 아픈 걸 보면 편도선염 때문에 열이 나는 게 정답인 것 같은데도 고개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다들 독감 얘기만 했다.
강동미즈여성병원 1인실
보험도 안 되는 독방:입원해서 수액과 해열제를 계속 맞았는데도…열은 내리지 않았다.한기까지 들어 밤새 이불을 뒤집어쓰고 바들바들 떨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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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겨우 생긴 둘째 아들인데 왜 내 몸이 이것밖에 안 될까.너무 분해서 밤새 잠을 못잤어. (´;ω;`)
처음 초음파를 본다
다음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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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끙끙 앓다가 오전 진료시간이 되어 의사의 진료.
임신은 임신테스트기로만 확인하고 아이 집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하자 아이가 건강한지 확인해 보자고 했다.
5주에 벌써 아기집이 보이나?안 보이면 실망할 텐데…
임신 5주차 아기집
키얏! 아기 집이 보여!
5주0일 아기집. 너무 둥글고 귀여워;; # 임신 5주0일 아기집
실제로 네이버의 주수는 5주 3일 정도인데 5주 0일이라고 또 혼자서 걱정인형으로 변신; 사실 12주까지는 별 의미가 없다고 해도 유산을 두 번이나 한 사람은 그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계속 같은주수 다른사람들의 아기집을 검색하면서 우리아기집과 크기비교하고…크기가 작다고 혼자 좌절하거나;;;
지금 돌이켜 보면 저렇게 동그랗고 예쁜 아기 집도 정말 드물텐데 말이야.
찌그러져 있거나 갸름한 경우도 많은데 저렇게 똥~! 그란 아기집은 정말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더구나 임신 5주차 아기의 집은 초음파상으로 보이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아주 선명하게 보였다.의사 선생님 말로는 오늘 생긴 것 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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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t
아기집은 동그랗고 깨끗했지만…
실패하는 놈이 열이 안 내려가니까…강동미즈 여성병원에서는 더 좋은 약을 써주는 대학병원으로 모두 가라고 했다.
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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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이 12월 30일.
임산부라서 약도 못 먹고…고열때문에 대학병원까지 가는구나…항생제를 써야 이놈병이 낫겠네.
대학병원 가면…뭐가 달라질까?
다음에는 꼭 지키고 싶은데… 제가 아프고 싶어서 아픈 것도 아니고 어떻게 해야 될지…ㅜㅜㅜㅜ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