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땀 눈물 아나운서

18년 재직 기간 동안 위클리 프로그램과 각종 특집방송을 제외하면 데일리 생방송을 진행한 나날이 무려 13년이다. (-10-)

아나운서를 자녀로 둔 부모들의 사랑 표현은 거의 비슷하다. ‘재방송’이 없던 시절에는 아이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녹화해 두는 것은 기본이고 기사를 잘게 썰어 스크랩해 보관한다. 그뿐만이 아니다.헤어스타일부터 의상에 말투, 발음에 이르기까지 준방송 전문가가 되어 아이를 평가한다. 혼신의 힘을 다해 키운 아이가 남에게도 예쁘고 멋져 보이길 바라는 마음은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니까. (-38-)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인식 개선에 앞장서는 인권변호사에서 아나운서가 된다면 지금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들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앞서 아무런 준비 없이 로스쿨 첫 시험을 치렀다. (-111-)

자연스럽게 선배들의 모습에 눈이 간다. 퇴직을 불과 몇 년 앞두고도 여전히 제 자리를 지키며 키워가는 선배들의 모습이 멋지다. 은퇴를 3년 앞두고 시사 부문을 강화한 오후 뉴스 앵커로 발탁된 부장님이 계신다. 누가 봐도 아나운서의 발성과 외모를 가진 분이고, 지난 십여 년간 흐트러진 모습을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다. 무엇보다 매일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아나운서 표본’과 같은 모습으로 시사에 대한 감각을 유지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137-)

그렇다면 항상 사회자였던 나도 다른 모습으로 무대에 설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회석 속 인물이 될 수도, 화면 속 콘텐츠를 기획하는 인물이 될 수도, 그 이사 중 무언가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그동안 화면 속 내 모습과 미래의 내 모습을 너무 특정하고 살아오지 않았나. (-159-)

1982년생 KBS 공채 31기 아나운서, 플로리스트 마이스터로 일하고 있는 ‘아나플로리스트’ 이선영 아나운서의 쉬운 삶이다. 1000대 1의 돌파구로 KBS 간판 아나운서가 된 18년간의 시간, 그 중 좋은 일만, 행복한 일만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누군가를 위해 언론에 등장하고 자신을 드러내려면 완벽에 가까운 자신만의 특별함과 브랜드가 있어야 한다. 아나운서 상황 대부분이 생방송에 가까워지게 된다. 먹방요정 이선영 아나운서가 친근감을 느끼면서 이름보다 이선영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2TV 생생정보>로 더 잘 알려지게 된다. 시간이 흘러 지난 날을 되새기게 된다. 초심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 나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인생 경험이 되고 있다. 그리고 아나운서 이선영은 로스쿨 시험을 치르게 된다.

자녀가 공인이면 가족도 공인이 되고 자녀가 프로가 되면 부모도 준프로에 가까운 삶을 살게 된다. 소중히 키운 딸, 그 딸이 사회에 항구 역할을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자신의 삶에 한계를 끄는 것과 같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누군가에겐 아나운서라고 불리지만 딸로 살아온 과거를 잊을 수 없다. 인생에서 롤모델, 멘토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로운 길을 걸을 수 있는 것도, 매너리에 빠질 수 있는 반복되는 삶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도 가족이 함께 자신의 삶의 퍼즐을 만들어가고자 했기 때문이다. 즉 방송인으로서 아나운서로서 여러 에피소드를 할 수 있었고 선배들이 걸어온 그 길을 걸어가기 위해서는 등대와 같은 누군가의 역할이 있었다.나와 함께 길을 걸어가지만 완벽한 모습, 멋진 모습에 자연스럽게 끌리는 것이었다. 더 나은 길, 기회가 많아도 그 유혹을 떨쳐버릴 수 있다는 것은 평범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과는 다른 생각을 갖게 된다.이 책에서 느끼는 건 그런 거야. 아나운서지만 자신의 본문을 잊지 않는다. 그리고 사회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분명하다. 더욱이 현재를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항상 시선은 미래를 향해, 취약계층, 소수자를 위해 내 존재를 잊지 않는 것, 그 과정에서 성장과 성숙이 완성돼 내 삶을 돌아볼 때 내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다. 살아가지만 가치관과 신념을 놓치지 않고 일관성을 갖는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려주는 이선영 아나운서의 에세이 ‘피 땀 눈물’에 담겼다.